아들이 아버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아버지가 아들을 칭찬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인정이 많고 예의 바르고 상냥하셨습니다.
특히 남에게는 점잖은 사람으로 평가 받고 사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38년간의 공직생활을 청주시내에서 농수산부 기관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하고
청주에서 사시다가 여러해 전에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셨는데 그분은
집안에서는 너무 엄격해서 아버지보다 훨씬 먼저 세상을 뜨신 어머니와
우리들 아들3명을 많이 힘들게 하셨지유.그러나 어려운 시절 아들 3명을
모두 고등교육을 마쳐주는 등 가장으로서는 할일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 아버지도 별로 좋지 않은 면을 가지고 계셨는데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라도 할 때는 때는 다른 집안이나 사람들을 좋게 말하지 않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이 악의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아마도 평소 버릇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남들을 우리 가족들에게 말할 때는 거의 대부분 그 자식
그 새끼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하곤 했습니다.그 덕분인지 우리들
아들들도 그 말이 입에 배어서 버릇이 되었던 것인데 내가 지금 생각해도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청주에서 살면서 한의학박사로 한의원을 하는 막내동생
(내 바로 아래 동생은 몇년전에 사망)이 식사를 함께 하면서 그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형님 이제 우리도 우리 가족끼리 이야기할 때라도 그 새끼.그 자식이라는
용어를 절대로 사용하지 맙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동생 참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 하자구.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네.”
라고 동감한 적이 있었습니다.수십년 동안 입버릇이 된 말을 고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동생의 제안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버릇은 고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더라구요.
지난 한해를 회고해 보건데...
남을 원망해 본적도 있고 화가 나서 남을 비난해 보기도 했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날린 비난이나 원망은 부메랑이 되어 내게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남이 없을 때 그를 비난하지 않고 내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사실인양
말하지 않은 것은 미덕이기 전에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보다 낫고 훌륭한 사람들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일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을 폄하하는 것은 자기 열등감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인정하지 않으면 남도 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가 없을 때 그를 칭찬까지는 못 하더라도 그가 없을 때
최소한 그를 폄하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그렇게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가 없을 때 그를 좋게 말하는 습관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이런 것 아닐까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좋게 말하고 살면좋겠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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