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멸치찌개와 촌지 1만원

법학도 2012. 12. 6. 15:06

멸치도 생선이냐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다양한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멸치 대가리 몇 개가 맛있는 반찬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호의호식 하는 분들이야 그렇지 않지만
각별한 미식 취미가 있거나 가난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잔잔한 맛이 있답니다.

멸치는 각종 양념을 넣고 볶거나 그저 간장만
넣어서 프라이팬에 볶아서 반찬으로 먹어도
서민들은 꽤 짭짤한 반찬이 되지유.
또 시골에 살던 시절에나 산행에 가서는 고추장에

멸치 대가리를 찍어서 먹어도 훌륭한 안주가 되는

경험을 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뿐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얼마전에 꽁치가 먹고 싶어서 동네슈퍼에
꽁치를 사러 갔는데 꽁치는 없고 냉동한 러시아산

명태만 있더라구요.할 수 없이 궁여지책으로

무우 1개 680원어치하고 멸치 1,000원어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서 솥에 물을 붓고 무우를 썰어서
넣고 사온 멸치 대가리 몇 개를 넣은 후 간장을
한 숟가락, 고추장을 한 숟가락을 넣고 푹 졸였더

얼큰 한 것이 제법 감칠맛이 나는 것이 반찬으로도 좋고

막걸리 안주로도 썩 훌륭한 것이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는 자잘한 맛에 애정을 가진 분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니까 부자들이나 여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맛이랍니다.

이야기를 쓰다가 보니 그 맛있는 멸치가
모두 다 떨어진 것이 생각이 납니다.
무우는 사서 놓고 미쳐 다 먹지 못 한 것이

으니 멸치만 사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어젯밤 전화국에서 경비원 야간일을 하는 중에

전화국 청사에 밤늦게 오신 높은 분이 있어서 자상하게
모셔드렸더니 그 높은 분이 파란 배추잎 한장인 1만원의

촌지를 경비원 복장 주머니에 반강제로 넣어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내는 마음으로 어젯밤부터

그 높은 분이 주신 촌지 1만원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그 촌지 1만원 자랑하려다가 보니 이렇게 글이 길어졌습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소쩍새도 봄부터 울었잖아유...

날씨가 매우 추우니까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셨으면 합니다.

이번 추위가 35년 만에 추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