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잃어버린 고교 앨범

법학도 2019. 2. 24. 09:53

 

잃어버린 고교 앨범

 

1901년생 우리 할머니는

종종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 막내 아들은 돈이 없어서

졸업 앨범을 못 찾았하셨다고

하셨지유.

 

할머니 장남의 장남인 난

할머니의 장손이 되는 것이지요.

그 장손에게 하신 말씀이니까

솔직한 심정이었겠지요.

 

그러나 돈이 없어서 못 찾았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얼른 수긍이 안 갑니다.

아마도 앨범 값을 다른 곳에 쓰고

핑계를 댔던 것 같습니다.

 

1957년경 충청북도 시골에서

쌀을 몇 백 섬 하던 농가에서

서울 사립대학으로 진학했던

부잣집 막내 아들이 앨범 값이

없어서 못 찾았다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그것은 사실인 것이 내가 1974년

할머니 막내 아들이 다녔던 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 찾지 못했다는 졸업

앨범을 그분이 찾았기 때문이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지난 시절 학교 앨범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고등학교 앨범이

한 권 없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복잡했던 가사 때문에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찾을 가능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촌티 나는 국민학교 앨범도 까까머리

중학교 앨범도 있는데 제법 의젓한

모습의 고등학교 앨범이 없는 것이

허전합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과 애들 어린 시절

앨범 몇 장을 뒤적이면서 지난 시절에

겪었던 애환을 추억해 봅니다.

 

앨범은 지난날을 되새겨 볼 거울이

아닐런지유...

 

그간 삶의 풍파 때문에 4촌 누이동생

에게 보관시킨 앨범을 찾아와야 하는

것도 미해결 과제 중에 하나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내 고등학교 졸업

앨범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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