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고교 앨범
1901년생 우리 할머니는
종종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 막내 아들은 돈이 없어서
졸업 앨범을 못 찾았하셨다고
하셨지유.
할머니 장남의 장남인 난
할머니의 장손이 되는 것이지요.
그 장손에게 하신 말씀이니까
솔직한 심정이었겠지요.
그러나 돈이 없어서 못 찾았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얼른 수긍이 안 갑니다.
아마도 앨범 값을 다른 곳에 쓰고
핑계를 댔던 것 같습니다.
1957년경 충청북도 시골에서
쌀을 몇 백 섬 하던 농가에서
서울 사립대학으로 진학했던
부잣집 막내 아들이 앨범 값이
없어서 못 찾았다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그것은 사실인 것이 내가 1974년
할머니 막내 아들이 다녔던 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 찾지 못했다는 졸업
앨범을 그분이 찾았기 때문이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지난 시절 학교 앨범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고등학교 앨범이
한 권 없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복잡했던 가사 때문에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찾을 가능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촌티 나는 국민학교 앨범도 까까머리
중학교 앨범도 있는데 제법 의젓한
모습의 고등학교 앨범이 없는 것이
허전합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과 애들 어린 시절
앨범 몇 장을 뒤적이면서 지난 시절에
겪었던 애환을 추억해 봅니다.
앨범은 지난날을 되새겨 볼 거울이
아닐런지유...
그간 삶의 풍파 때문에 4촌 누이동생
에게 보관시킨 앨범을 찾아와야 하는
것도 미해결 과제 중에 하나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내 고등학교 졸업
앨범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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