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명예 퇴직은 명예로운 것인가?

법학도 2014. 4. 30. 13:11

키도 크고 얼굴 인물도 좋은 데다가
머리가 벗겨져서 인자하고 시원하게
생긴 50대 중반의 신사가 꾸벅 인사를
하면서 선배님 저는 명퇴를 해서 제
짐을 정리해서 갑니다.라고 하면서
웃는 모습이 많이 쓸쓸해 보였습니다.

 

 


 

내가 경비원 야간 근무를 하는
전화국 경비실에서 일입니다.

내일자로 전화국에서 퇴직을 하는
분이 4월 29일 밤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제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사물(짐)을 가지고 가는 장면입니다.



8,320명의 대규모 구조 조정이라고
뉴스에서 보도 되었던 이야기의 일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정중하고 다정하게 말했지요.
부장님 퇴직하더라도 자주 놀러 오세요.
그리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라고 말해 주었으나 그 분의 얇은 미소
속에서 한없이 쓸쓸함을 보였습니다.



저는 경비원 정년도 넘기고 나서
다시 경비원 근무를 하고 있지만
부장님은 고급 직종에서 두둑한 봉급을
받다가 퇴직을 하니 상실감을 더 크게
느낄 것 같기는 합니다.



세상 일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달도 차면 기울고 물도 그릇에 가득히
차게 되면 넘치는데 세월이 가는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경비원 일을 했지만
오늘 같이 퇴직하는 분이 쓸쓸한 뒷모습을

남기고 가는 것은 드문 일이어서 내 마음도
허전하기만 합니다.



부장님, 명퇴하는 것을 너무 쓸쓸해
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저 같은 박봉의 경비원도 이렇게
씩씩하게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부장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