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들어와서 가장 춥답니다.
아침 6시 20분에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서 길을 걸어오는데
길거리에 세워진 아파트 모델 하우스 온도계는 섭씨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등골이 오싹하고 귀때기가 시리고 손이 시럽습니다.
몸도 마음도 얼어붙는 기분이 드는 아침이었습니다.
그래도 생업은 소중하고 엄중하니까 발길을 재촉합니다.
지난 밤에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고...
출근해서 계단과 전화국 청사 주변을 말끔히 치울 생각에
각오를 단단히 했지만 썰렁하고 착잡한 기분은 숨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경에 두 가지 기쁜 일로
이 세상에 있는 아름다운 천사들을 만나게 되는 시간었습니다.
이렇게 춥고 우충한 주말 내게 내린 축복이랍니다.
세상에 감사를 드립니다.
쌀 한톨에는 농부의 손이 80번을 간답니다.
밥 한알이 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피땀 어린 노고가 숨쉰다고 하는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내가 숨쉬고 세상을 사는 동안은 모든 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진 빚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나는 빚쟁이입니다.
1.침례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소녀 같이 고운 마음을 가지고
사시는 한 분이 짱아찌 반찬 가게를 차렸다고 공짜로 주겠다고
해서 공짜로는 받지 않겠다고 했더니 3만원만 보내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그 분은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셔서 양은 상관 없다고 했습니다.
세상에는 고마운 분이 참 많습니다.
세상이 춥고 각박해도 따뜻한 분들이 많지요.
사람의 모습을 한 천사입니다.
다음 주에는 맛있는 무우말랭이와 짱아찌를 맛볼 것입니다.
은행 통장 계좌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갑니다.
2.유난히 춥고 하얀 쌀 떡가루 같은 눈이 내리는 창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직장에서 일과를 보내는데 택배 기사가
내 이름을 불러서 돌아보니 아담한 선물을 하나 주고 갑니다.
근무 시간이라서 물건을 풀어 볼 수 없어서 그냥 경비실 데스크에 놓았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부자입니다.
이 땅 위에 계신 천사님 고맙습니다.
이 두 천사님에게 제가 복을 드릴 수는 없지만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지금 눈 앞에 내리는 눈처럼
복을 내려달라고 간구(懇求)의 기도를 드립니다.
솜 같이 따뜻한 마음에 쉬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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