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 초창기에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비슷한 또래 한 직원이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을 가서 디플로마인가 뭔가를 졸업하고
나랑 같은 직장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가 다닌 독일 나라의 학제도 모르고 디플로마라는
용어가 맞는지 틀리는지 정확한지도 모릅니다)
그 직원과 같이 이야기할 시간이 있어서 대화를
같이 나누는데 그 사람은 내게 충고를 주었습니다.
“젊어서 공부를 해야지 나중에 희망이 있지 당신
같이 그저 직장만 다니면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실망을 한 적이 있지요.
내가 외국에 나가서 그런 교육을 못 받아서 실망한
것이 아니라 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야! 이 바보 같은 녀석아, 너 같이 군데도 안 가고서
도망치듯이 외국 유학을 다녀온 녀석이 무슨 소리냐구.
난 네가 네 아버지 돈으로 독일에 갔을 때 조국을 지키는
국가의 간성으로 장교생활을 했다구.너 같은 사람이
조금도 부럽지 않아요.너 같은 사람을 내가 군대에서
만났더라면 정신이 번쩍 나게 해 주는건데 그렇게 하지
못 해서 아쉽다.”고 말해 주었지요.
좌우지간 그땐 난 그런 자존심과 용기가 있었고
나름대로는 누구에게 진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독일에 유학을 다녀온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어느 정도로 출세를 했다거나
학문적인 성취를 하여 유명한 교수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신문에 이름이 난 것을 본 적도 없고 높은 관직에 올랐다는
것을 본 적도 없는 것을 보면 크게 대성한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내 짐작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가 설령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순을 넘어가는 지금쯤은 그게 그리 크게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볼 때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목표가 같다고 해도 그 목표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충청북도 명산인 속리산 문장대 정상을 오른다고
할 때 그곳을 오르는데는 수십 가지의 길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동쪽에서 오르거나 서쪽에서 오르거나 아니면 남쪽 또는 북쪽에서
오르거나 목표에 가는 길이 같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가는
길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잘못 가는 길은 있겠지유...
하기는 나이에 경비원도 정년을 앞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웃기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목표를 향해서 가다가도 중간에 낙오가 된 것뿐이지
가는 길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도 됩니다.
이왕에 지나온 길이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가고 있거나
간 길에 대하여 보다 열린 마음으로 그가 산 정상에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길에는 작은 고개도 있었고 옹달샘도 있었고
솔향기 그윽한 오솔길도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깊은
성찰과 이해가 함께 한다면 지나온 길이 더욱 아기자기하고
좋은 추억으로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생에는 맞춤옷처럼 꼭 맞는 옷이나 길은 없으니까유.
이런 말을 경비원이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이제 밤도 깊어가서
새벽 3시가 가까와지는 시간이니 오늘 야간 근무 중
세 번째인 마지막 사내 순찰을 준비합니다.
깊은 밤 행복한 꿈을 꾸는 분들에게 편안한 안식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2013년 8월 9일 오전 2시 57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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