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열탕속에서 바라본 메추리알들...

법학도 2011. 12. 9. 17:23

동네에 있는 사우나의 열탕속에는 금방 들어가지 못하고

처음에는 발끝만 들어가고 다음에는 발목이 들어가고

또 그 다음에는 무릅까지만...이렇게 살금살금 들어가고

나면 목까지 잠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뒷목이 뻣뻣하고 고개를 돌리면 목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어서 큰 마음을 먹고

동네 사우나를 찾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열탕속에 들어가서 열탕벽에 기대고

고개를 뒤로 젖히니 세상이 더 없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오늘은 등에 용무늬를 한 건장한 청년들이 오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 등에 용무늬를 한 건장한 청년들이 오면 겁이 나더라구요.

오늘 보이는 것은 그저그런 나이든 분들이 편안히 쉬려고

오신 분들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메추리알만 몇개 보이는

것을 보고 입가에 슬그머니 웃음을 흘려봅니다.

혼자서...

 

 

뜨거운 열탕속에서 한참을 쉬고나니 고개를 돌릴 때 마다

소리가 나고 불편하던 고개가 좀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뜨거운 열탕속에서 나와서 사우나 휴게실을 나오니까

유력한 한 엘리트 정치인이 그만둔다는 소식이 뉴우스를

타고 나오는 것이 참 세상은 복잡한 것 같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하면 간단한데

거기에 복잡한 해석을 해서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라는 단 한 마디로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또 하나 가는가 봅니다.

 

 

세상은 한순간에 운명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순간적인 과욕이나 과속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 듯이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닌 것이다.”

라는 말은 실체적진실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세상의 실체적 진실은 “예와 아니오”라는데 있지 않을까...합니다.

이런 것도 있을 수가 있고 저런 것도 있을 수가 있다.라든지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라는 말은 실체적인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은 모두가 다르겠지요.

흔히 법원에 가면 “예와 아니오” 라고만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하기는 실체적진실은 형사소송법의

기본이념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오늘은 사우나 열탕속에서 세상을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니 널리 이해를 바랍니다.

열탕속에서 나오니 뒷목도 부드러워지고 몸도 가볍습니다.

열탕속에서 본 메추리알들도 지금쯤 편안하겠지요.

즐거운 시간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