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초심(首丘初心 )이라더니...
오후 5시 30분 , 하루를 마감하고
일터를 나와서 집으로 오는 시간입니다.
석양이 드리워졌지만 저녁은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햇살이 말간 얼굴을 하고 있을
시간이었습니다...
비가 올 기운은 커녕 햇살만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직 8월이 시작되고 있으니 따가운 가을 햇살이
내리기에는 이른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보름정도는 족히 있어야지 햇사과를
붉게 익게하고 고추를 물들일 시간에 닿을듯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역삼동 직장에서 채 2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왔고 이내 비가 뚝뚝
떨어지더니 양재동에 도착하니 벌써 굵은
빗줄기가 소나기가 되어 내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작은 슈퍼가게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기를 30분 이상했습니다.
어지간히 비가 그치기에 집으로 발길을
향하는데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고달프거나 기쁘거나
언제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그놈의
가슴저린 전화였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제 말을 알아들을 독자가
계실 것같은 느낌이 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대뜸 , 아버지 우리집 본적지 주소가 몇번지지유?
아, 그래....그것은 264번지 3호란다.
잘 있냐?
네....
그래 그럼 이번 아버지 생일에는 꼭 만나자..응?
네...
그것으로 전화는 끝이 났습니다.
허참,...그놈이 아직도 애비를 잊지도 않았고
본적지도 잊지는 않았구먼.
수구초심(首丘初心 , 근본을 잊지 않은다는 뜻)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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