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홍매화꽃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화창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정작 밖에 나가보면 사정이
딴판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움찔해서
다시 집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세월은 빨라서 어느새
3월입니다.
꽃이 필려고 꽃망울이
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마음은 20.30대와 별
차이가 없는데 기력은
달리고 몸이 말을 안 듣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한데
현실은 아무도 곁에 없지요.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떠나고 없습니다.
나만 그런 것 같아도 모두
비슷할 것입니다.
그것이 인지상정이고 보편적인 삶이 아닐까요.
청춘도 그렇게 허무하게 갔는데 한뼘 남은 석양의 잔볕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자랑할 청춘도 갔는데 무슨
미련이 있다고 사랑인들 남아 있을 이유가 없겠지요.
얼마남지 않은 연분홍 홍조를 자랑하지 맙시다.
100세 시대는 보험회사 사기 멘트일 것이고
노랫소리 낭낭해도
이미 가버린 청춘이라는 것을 잊었다면 착각일 것입니다.
봉은사 홍매화 붉은 자태가
더 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나도 너도 우리 모두의 청춘과 사랑은
이미 가버린 뒤랍니다.
지금은 몰라도 잠시 후
알게 되겠지요.
봉은사 홍매화 아름답지 않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