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그 명단이 불필요한 이유

법학도 2019. 1. 25. 17:35

그 명단이 불필요한 이유

 

살아가는 이야기는

세상 사람들 수만큼이나

많습니다.

 

지난해 11월 28에는

직장에서 퇴근하는데

몸에 심각한 이상을 느껴서

괴로웠습니다.

 

그 이상 현상은 퇴근길

발걸음을 한 발자국도 떼어

놓을 수 없이 다리가 부어(부종)

있었고...

 

숨(호흡)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찼다. 집에 도착해서 바지를

벗는데 글쎄 평소에 시원찮은 물건인

고환(불알)이 큰 사과보다도 더 커져

있었던 것이었다.

 

미국에서 미국시민권자로 살다가

4년전에 한국에 와서 같이 집에서

살던 30대 두 딸들은 낮에 외출해

집에 없었고...

혼자 잠시 생각했다.

 

이젠 어쩔 수가 없다.

그토록 가기 겁나고 싫어하던

병원을 가야 한다.고 결정하고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택시를

타고 무조건 강남세브란스병원

으로 갔다.

 

응급실에서 MRI,엑스레이,피검사

등 수십 가지 검사를 했다.결과는

심장대동맥판막이 망가졌다고

밤늦게 진단이 나왔다.

 

심장대동맥 판막이 망가져서

폐에 물이 가득차서 숨을 쉬지

못했다고 했고 관상동맥조형술

을 한다고 손목을 뚫어서 혈관을

통해서 기계를 넣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욱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입원실이 없어서 꼬박 3.4일

을 의자에서 대기했다.

 

마침내 입원실이 배정됐고

12.4 심장대동맥판막치환수술

날짜가 정해졌는데 주치의가

불렀다. 심장수술은 위험하다고

하면서 보호자인 딸에게 서명을

하라고 했다.

 

심장수술은 4시간 30분 걸리는데

심장은 따로 떼어 놓고 수술한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니까 기절할 만큼

놀랐으나 이미 수술을 안하면 사망

의 위험선상에 있으니 다른 선택은

어려웠다.

 

수술은 그렇게 끝나고 남들은

1주일이면 퇴원하는데 나는 무려

16일이 걸려서 퇴원을 했다.

 

수술후 옆구리에 박은 호스에서

체액이 무려 1리터짜리 용기에

3개나 가득 채울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했다.

 

퇴원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까

다시 못 볼 집을 다시 보았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컸다.

 

벽에는 작년(2018.2.21) 졸업하고

받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사학위

증이 걸려 있었는데 말없이 반겨주었다.

만일에 죽었다면 의미가 없었을텐데...

 

그동안 내 병수발을 해 주느라고

온갖 고생을 다한 큰딸(36살)과

병원비를 납부한 장가간 아들(38살)

집을 지킨 작은딸(33살)에게 깊은

감사를 한다.

 

후기: 나는 수술 하루 전에 유서 아닌

마지막 이야기를 큰딸에게 남겼다.

 

얼마되지 않은 은행통장과 비밀번호

그리고 내가 혹시 수술 중 사망하면

죽은 사실을 문자라도 알려 주라고

했는데 꼭 5명이었다.

 

5명...그러나 그 명단은 필요 없다.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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