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 넘친 밥물
오늘은 24시간 직장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락을 최소한 2개를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아침밥은 먹은지가 여러 해
지났고 오늘 점심밥과 저녁밥을
먹고 내일 아침에 퇴근하기 위한
준비지요.
시간을 보니 02시 47분이니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1시간 30분 이상을
남겨두고 있어서 여유가 있지유.
잠자는 딸들을 깨우기도 그렇고
해서 쌀을 씻어서 냄비에 물을 붓고
불을 지핍니다.
(전기밥솥이 고장 났는데 수리비가
밭솥 사는 것만큼 들어서 수리를 포기)
다시 잠을 청하기도 어제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다시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아서 그것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밥은 그런 대로 가져간다고 해도
그럼 도시락 반찬은 뭘로 하지...?
혼잣말로 얘기해 보지만 답이 없지요.
떠오르는 생각은 고추장...ㅎ
이왕에 잠도 안 잘 것이고 냄비에
밥을 짓고 있으니 어제 낮에 춘천에
간 이야기 한 토막 합니다.
(강촌에 간다는 것이 그냥 춘천까지
갔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상봉역에서 탄 춘천행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요행이 우리 가족 일행은
(큰딸 산드라, 작은딸 올리비아) 좌석에
앉을 수가 있었지유.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앞에는 20대
초반 여성 7.8명이 서서 가고 있었는데
내 앞에 선 여성은 배낭을 앞으로 메서
아기 엄마가 아이를 안은 자세였지요.
그런데 들고 있는 빙과가(아이스크림은
아니고 폴라포 종류임) 녹아서 흐르는
것인데 자꾸 흘리는 것이었다.
한 방울 두 방울 흘리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아니어서 항의를 하지는
못하고 그저 불안한 곁눈질로 주시할
뿐이었다.
그런데 결국은 일이 터지고 말았지요.
들고 있던 빙과가 기울어지는 바람에
거꾸로 쏟아진 물은 신발과 옷을 설탕과
팥물로 적시고 말았습니다.
옆에 있던 올리비아와 산드라가
격한 항의로 응대할 태세였으나
애비가 표정으로 자제시키고 나서
그 20대 여성에게 말했습니다.
이것 보세요!
그동안 불안불안했는데
도대체 이게 뭡니까?
그런데 그 빙과물을 쏟아서
내 신발과 옷을 버린 여성은
미안하다는 말이 없었습니다.
같이 가고 있는 일행 중 한 명이
내 옷과 신발을 휴지로 닦아줄
자세를 취하는 것 외에는...
결국은 남춘천역에 와서 화장실에서
신발을 씻는 것 외에 별다른 일을
할 수도 없었지요.
생각했습니다.
내가 저들을 가혹하게 심판하지도
않았고 심판까지 할 일도 아니지만
최소한 그 가해자(20대초반여성)
부모보다 연상인 내게 미안하다고
사과는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 그런데 이 글을 쓴다고 생각을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냄비에 짓고
있는 밥물이 넘치고 말았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2018.8.4. 토요일 03시 25분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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