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말빚의 무거움을 절감한 하루

법학도 2015. 1. 14. 18:22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가 있어야 말을 합니다.

그것이 글이던지 말이던지 세상에

내놓은 것이면 모두가 빚이 됩니다.

 

세상에 살아 있던지 아니던지

세상을 향하여 내가 던진 말이나

글은 나중에 빚이 되어 무한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무거운 말빚을 지고

사는 것은 오늘 실감을 하였습니다.

2005년도부터 활동하던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과 덧글이 너무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줄잡아서 수천 개였으니...

 

그 수천 개의 글들을 보면서 비교적 젊었던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었지만 내가 세상에

쏟아 놓은 말빚이 엄청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지금 이 글도 말빚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인품도 훌륭하고

좋은 글을 저서로 남긴 법정 스님은 말빚(글빚)을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가기 싫으니 그 고매한

인품과 명문장을 남긴 책을 절판하라는

유언을 남긴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세상을 고매하게 살다가 가신

스님도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내가 남긴

초라한 글들이 세상을 어지럽힐 생각을

하면 모골이 송연해짐을 절감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인터넷 카페에

올리는 글을 조금은 줄여보고 싶은데

될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잡글을 쓰는 것도 습관이니...

 

세상에 남긴 주옥 같은 글이라도

말빚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글을

남기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말빚(글빚)이 참으로 무겁게만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경비원이 비번이라서

또 말빚 한 줄 올리고 갑니다.

좋은 말도 한마디 같이 올립니다.

 

채백계가 말하기를 기쁨과 노여움은 늘 마음속에

있는 것이므로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항상 신중하게 해야된다.

蔡伯階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니 不可不愼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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