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렇게 잘 하지 않는데
예전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
한두 자리의 빈 좌석이 남았 있을 때
세상에서 제일 빠른 동작으로 그 빈
좌석으로 돌진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체면을 생각할 틈이 없었음은 물론
당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빈 자리는 이미 내 좌석은
아니었던 기억이 여러 번 있었답니다.
그 후에는 빈 자리가 나더라도 그렇게
매가 사냥감을 사냥하듯이 해서는 절대로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일 뿐 실제 행동에는
별다른 변함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생각을
완전하게 바뀌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바로 내 앞에 좌석이
비어 있는 경우 외에는 바로 옆에 자리가
비어 있어도 그 자리에 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그 비슷한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내가 기회를 제일 먼저
찾은 것 같아서 허겁지겁 그 기회에 찾아가
보면 그것은 이미 다른 사람 차지가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나보다 빠르고 영리한 사람이 많은 세상이니
그것이 당연한 것은 아닐런지요.
뛰는 놈 위에 날으는 놈이 있다고 하잖아요.
아마도 사랑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멋진 남자나 아름답고 교양 있는 숙녀를
발견하고 사랑의 화살을 쏴 봐야 그 탐나는
미남 미녀는 벌써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사랑을 나누는 짝이 되어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빈 좌석이 있어도
길거리나 좋은 모임 장소에서 멋있고 매력이
넘치는 여자나 남자를 보았다고 해도 눈길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답니다.
물론 전혀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시간은 하늘은 높고 푸르며 맑고 고운
햇살이 환하게 빛나는 10월 하순 아침입니다.
인천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직장 동료의
부친상 문상을 급하게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아름다운 날에 문상을 가면서 생각하니까
세상은 한 개인의 희노애락과 생노병사와는
상관 없이 물 흐르듯이 그렇게 가는가 봅니다.
직장 동료의 부친께서 90살 정도 사시다가
가시니 그렇게 슬픈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산다는 것이 허무하게는 느껴집니다.
이 글을 적는 동안 인천행 지하철은 장례식장인
대학 병원 장례식장이 있는 동암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부친상을 당한 직장 동료를 위로해 주는 시간이
다가오니 옷매무새를 고치고 슬픔을 함께 나눌
준비를 합니다.
오늘 따라서 인천행 지하철 좌석은 한가해서
빈 좌석이 널려 있는 것이 여유롭습니다.
시간이 오전 10시 10분이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오늘은 지하철 좌석이
이렇게 여유로워서 좋지만 이제는 빈 자리가
있더라도 내 앞자리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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