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밑져야 본전인 이야기

법학도 2013. 12. 5. 02:18

내가 일하는 전화국 청소반장님은
작달막한 키에 다부진 걸음걸이가 아직도
40대 남자 못지않은 박력이 넘칩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도 청소를 마치면 퇴근 전에

회사에 설치된 샤워장에서 반드시 샤워를 하고

향긋한 비누 향을 풍기면서 의젓한 걸음으로
손을 흔들고 나가십니다.

특유의 여유 있는 웃음을 웃으면서...



그 반장님의 연세는 67살이신데 외모로는
아직도 젊어 보이고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수염도 세지 않은 것이 남자답습니다.
그리고 인정도 많아서 정감이 많이 갑니다.
내가 야간 근무를 마칠 때가 가까와지는 시간인

오전 5시 30분 전에는 현관문을 열고서
당당한 걸음걸이로 웃음을 머금고 출근하지유.
난 그때마다 커피를 한잔 타서 드리고 있고요.



오늘도 아침 5시 30분에도 커피를 타서 드렸지요.
인정 많은 청소반장님은 밤새워서 일한 나에게
준다고 집에서 가져온 감귤 두 개를 슬며시 내밀었지요.
반갑게 받아서 우물우물 먹고 난 후에 잠시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반장님, 내가 야간 근무를 오래 해서 그런지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 양기가 동(動)하지를
않는데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가유?하고 웃었더니

자기는 젊었을 때부터 빤쓰나 내복을 입지 않고

살았고 항상 낭심을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다녔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67세 연세에도 사모님과 매주 1번씩

일요일에 행사를 치른다고 하면서 겸연쩍은 웃음을

흘리시고 청소를 하러 경비실문을 나가셨습니다.



그러면서 낭심을 뽀송뽀송하게 말릴 수 있는
헤어 드라이기를 안 쓰는 것이 있는데 제게
내일 갖다가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도 내복 하의나

빤쓰를 입지 말라는데 내복 하의를 입지 않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것을 실천해야 좋을지 고민 중입니다.



혹시 아침에도 기운이 아랫도리가 동(動)하지 않는

남자들은 귀담아 듣는 것도 밑져야 본전일 듯합니다.
추운 겨울 힘차게 생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