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평범하게 보이는 산등성이나 실개천 하나도
옛날 人傑들이 목숨을 걸고 다툰 현장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멀리 역사 이전일 수도 있고 625전쟁일 수도 있으며
현재 이 시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산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말이 없습니다.
평소 근무 시간 같으면 텔리비젼을 볼 엄두를 내기 힘들지만
방문 고객이나 출근 직원들이 없는 일요일엔 경비실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TV 뉴스도 보고 노래자랑이나 진품명품 프로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111번 채널 아시아TV에서 나오는 삼국지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지난 번에는 삼국지 영화 프로 중에 마지막 프로를 보았는데 유비의 아들이
적국에 항복을 하러 가는데 유비의 손자는 자기의 처자식을 죽이고 본인
스스로 자결하는 모습은 처절하고 허무하기까지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삼국지에는 과장된 이야기도 있겠으나 비교적 사실에 가까운 역사적 사실도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왕후장상의 삶은 일반 군졸이나 민초들의 삶과는
차이가 있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가 스러져 간다 것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늘 방송된 삼국지는 57회가 방영되었다고 생각되는데 조조와 유비
제갈공명,황충,조자룡 같은 영웅호걸들의 등장과 본격적인 싸움판이었지요.
의심 많은 조조가 그의 충성스런 시종이며 내시가 이불을 덮어 주려는데
조조는 그를 죽입니다.아마도 그의 잠자리를 호위하는 무사들에게 겁을 주어서
감히 그가 잠자는 동안 위해를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충성스런 시종을 무참하게 죽이고 天然덕스럽게 눈물을 흘리고 그 가족에게
2년치의 식량을 주는 모습을 보고 권력의 잔혹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때의 상황과 가치는 지금과는 다르겠으나 권력의 비정함을 보게 됩니다.
조조는 수십만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도 제갈공명의 군사 500명이 밤중에
3일 동안 나발 소리를 내니까 조조가 놀라서 30리 밖으로 철군을 하는 모습을
그의 영리한 策士는 조조의 패배의 원인을 조조의 의심병으로 이야기합니다.
저도 그것을 보고 策士의 공감이 가는 진단에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되었습니다.
영리한 策士는 여러 가지 방면에 발군(拔群)의 실력을 보여서 조조 아래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요?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영리한 策士(책사)가 빠른 두뇌 회전으로 인해서 斬首(참수)刑罰을
받아서 세상을 참혹하게 마감하는 것 또한 세상에 많은 영리한 인재들의
末路라는 것을 실감합니다.그 策士가 참수를 당하는 이유는 조조의 뜻을
너무 앞서서 알았기 때문에 당하는 참화였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策士는 조조에게 그날의 암호를 물었습니다.
조조는 식사에 닭갈비국이 나온 것을 보고서 닭갈비로 암호를 정합니다.
(닭갈비는 자신이 먹기에는 먹을 것이 없고 남을 주자니 아까운 것)
策士는 그 암호를 보고서 조조가 철군을 결심했다고 짐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짐을 싸고 병사들도 철군 준비로 짐을 싸게 합니다.
조조는 그 모습에 분노하고 그 영리하고 눈치 빠른 策士를 참수하게 합니다.
이 얼마나 역설적(逆說的)인 일입니까.
예나 지금이나 지나치게 영리한 사람은 제 꾀에 넘어가서 목숨을
잃거나 일생을 망치는 경우가 있으니 우리가 생각해 보고 갈 일입니다.
무식하여 죽은 사람은 드물지만 영특해서 일생을 망친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 방대한 삼국지 이야기를 모두 말하기는 어렵지만 삼국지 이야기 한 줄기에서도
지혜로운 삶의 실마리는 충분하게 느낄 수가 있으니 사람이 영특하지만 지혜가
없으면 삶의 여정에 큰 화근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이제는 주간 근무를 거의 다 마쳐가는 시간이니
다음 교대 근무자가 경비실에 도착을 하면 퇴근을 하게 됩니다.
9월의 문턱인 8월 25일이지만 아직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가을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기분은 듭니다.
일요일인 오늘 남은 시간도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2013.8.25 오후 4시에 쓴 글입니다.
'내가 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년을 산다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0) | 2013.08.27 |
---|---|
가을의 문턱 (0) | 2013.08.27 |
잘 모르는 전화번호는 안 받는 게 상책입니다 (0) | 2013.08.24 |
소망돌탑 속에 한 개의 돌맹이도 좋다 (0) | 2013.08.23 |
파란 하늘과 빛나는 햇살 (0) | 2013.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