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언 발에 오줌 누다

법학도 2013. 4. 23. 07:31

주간근무를 하는 날에는 늦어도 아침 6시30분까지는

일터로 나가서 밤을 새워서 일한 야간근무자를 집으로

퇴근시켜야 하는 관계로 아침밥을 먹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점심식사 시간이 빠른 우리 일터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보통 11시30분이면 구내식당이 점심밥을 배식하니 말입니다.

 

 

 

그런 구내식당에서 경비원들과 청소원들은 얼마 전까지는

점심밥을 공짜로 먹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저렴하게(한 끼당 2,500원)먹지만 그래도 돈을 내야지 합니다.

밥 한 끼니에 2,500원이면 공짜나 다름이 없고 2,500원이 큰

돈도 아니지만 바쁘게 출근하다가 보면 빈 지갑으로 출근할

경우가 종종 있어서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2,500원은 돈이 있을 때는 작은 푼돈이지만 그 2,500원을

가지고 출근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돈이 결코 작은 돈이

아니라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1인당 평균 1,000만원

이상의 개인 빚을 국가가 국민행복기금에서 빚쟁이 수십만 명에게

탕감을 해준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아무리 국민행복도 좋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책임 하에 쓴 돈을 국가 재정을 통하여

저렇게 펑펑 사용해도 되는가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나중에 유럽의 선진국들이 당하는 지금의

어려움을 겪지나 않을까하고 걱정을 하게 됩니다.

그 행복기금이라는 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돈은 아니고

어차피 국민의 혈세로 채워질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마음속으로만 하고 있으면 아무런 욕도 안 먹겠지만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주절대면 무식한 것이 뭘 알기나 하면서

그런 말을 하느냐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흔히 하는 말로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느냐(연작안지홍곡지지,燕雀安知鴻鵠之志)”
라고 말입니다.그러나 무식한 내가 보기에는 지금 하고 있는 정책들은

빚쟁이들에게 일시적인 위로는 되겠지만 더 큰 국가적인 재앙이

가능성이 많고 빚을 진 사람들의 도덕적인 해이가 심각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기우이기를 바라봅니다.

마치 겨울철에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하기는 너나 잘 하라고 하면 할말이 없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쥐꼬리 경비원 월급을 타는 나는 세금을

내는 돈도 없으니 세금 부담 운운 하는 것도 다 부질없는

일인 줄은 알고 있지만 걱정을 잠재우기에는 찜찜합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또 한마디 사족을 덧붙이자면

2016년부터 직장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법을 만든다고

하는데(나는 해당 없음) 그것도 결국은 정년이 늘어나서

퇴직하지 않은 만큼 청년실업에 주름살로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이래저래 언 발에 오줌 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새벽 5시19분이니 곧 아침이 올 것이고

경비원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퇴근을 할 것입니다.

세금도 안 내는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하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고운 꿈,행복한 꿈을 꾸시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 2013년 4월 23일 새벽 5시 19분 씀

(경비원 야간근무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