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약속을 했습니다.
오늘 4,000원짜리 돼지 국밥을 한 그릇 먹자고요.
바로 지난 밤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은 나고 또 한 사람은 회사 건물 관리자님
또 다른 한 사람은 청소반장님이었답니다.
퇴근이 가장 빠른 사람은 나랑 청소반장님이었고
건물 관리자님은 두 사람보다 2시간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반장님(60대 후반)은 동대문 근처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받았고 나는 무료할 때면 찾아가서 몸과 마음을
쉬는 탑골공원으로 가서 저무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건물 관리자님은 나랑 동갑네기인데...
전화국에서 중견 간부로 퇴직을 하고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 자격증을 따서 종전에
본인이 일하던 직장에 건물 관리자님으로 재취업을
한 분인데 용기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세 사람은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복잡한
심사(心事)를 한 잔 술로 잊어 보기도 하는 사람들입니다.
어제는 4,000 원짜리 돼지 국밥을 먹자고 한 약속을
깨고서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소주를 내가 샀습니다.
청소반장님이 이에 질세라 장소를 옮겨서 칼국수를
한 그릇 더 사서 먹고 세 사람은 손을 흔들면서
각자 자기들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세월의 허무를 느끼는 듯했습니다.
발길이 가볍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오늘은 야간근무라서....)
그저께 동네 반찬 가게에서 사다가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풋풋한 봄동 겉저리를 밥에 넣어서 쓱쓱 비벼서
한 그릇 먹었더니 아직도 봄냄새가 입안을 향긋하게
하는 것이 개운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봄동의 겉저리 맛이 진정한 봄맛은 아닐런지요.
오늘은 봄동 겉저리 맛과 함께
하루가 힘차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봄동 맛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제 출근 시간을 기다리면서...
별처럼 아름다운 시랑이여라는 노래를 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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