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동생, 아부지 어머니는 만나보셨는가...

법학도 2011. 6. 24. 13:34

“아주버님 어디가 편찮으세요...?”

“아, 제수님 제가 어젯밤 야근을 하고 아침 7시에 직장에서

퇴근하고 잠을 자다가 엉겁결에 전화를 받아서 그렇습니다.”

이 말은 오늘 아침에 제수님의 전화를 받고서 나눈 대화였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작년 7월 1일 50대 중반을 맞이하고서 유명을 달리한

바로 손아래 동생의 제수님이 작고한 동생의 제삿날을 알려주면서

그날 저를 초청하기 위하여 전화를 한 대화의 시작 내용입니다.

저는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날 동생의 집으로 가기로 하고 잠속에서

꿈결 같이 전화를 마쳤던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동생은 참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고 겉으로는

강인한 듯하였지만 속으로는 더 없이 마음씨 고운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20대 중반이지만 아직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딸이 어렸을 때

일인데 방바닥에 넘어진 아이를 얼렁 일으켜세우지 못하고 형인

내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형 앞에서 방바닥에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세우는 것이

젊은 아빠에게는 약간 쑥스러웠던 모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동생이 갑작스런 뇌출혈로 저 세상으로 간지 1주기가 다가왔던 것입니다.

지금쯤은 영계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을 것이고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생전의 여린 마음이라면 답답해서 고향선산 푸른산 아래에

저렇게 눈을 감고 누워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며오는 시간입니다.

살다가 보면 이런일 저런일 서운한 일이 없을 수가 있을까만 이제는 사랑도

미움도 미련도 아쉬움도 모두 버리고 푸른 청산에 편안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동생, 며칠 후 자네 영전에 가서 자네가 잘 마시던 막걸리 한잔을 따르겠네.

동생 우리 집안은 조상 대대로 술을 잘 먹었던 집안이니 하늘나라에서도

한잔 술에 세상의 시름을 모두 내려놓고 편안한 영면을 누리시게나...

자네가 그토록 애지중지하고 사랑하던 제수님 그리고 조카들 둘은 모두

자네가 세상에 남겨놓은 유산으로 어렵지 않은 세상을 잘 살고 있으니

아무런 염려하지 마시게나 ...

동생 애통한 일이지만 100년을 사는 사람이 어디 그리 흔하겠는가.

하늘나라에서 작고하신 아부지 어머니는 만나보셨는가?

이 형도 언젠가는 동생 그리고 아부지 어머니를 만나지 않겠는가.

 

오늘 자네 부인인 제수님의 전화를 받고서는  더 이상

잠을 청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이 세상에 없는 동생에게 한자 올리네.

동생 며칠 후 자네집에서 그대의 제사상에서 만나자구.

눈물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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