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충청도 촌에서 국민학교를 다닐 때
난생 처음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서울에 수학여행을 다녀오던 날
어머니와 할머니는 동네어귀에 나오셔서 나를 기다리셨습니다.
애지중지하는 아들(손자)이 서울수학여행에서 돌아온다구....
그날은 날씨가 어둑어둑한데 호롱불 아래에서 바느질을 하고
옷에 이를 잡던 시대였습니다.
어제 저녁엔 연락도 하는둥 마는둥하던 내 애물단지가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등산복 상의를 몇호를 입으세요?” 하고 물었습니다.
내일 일요일 아빠를 보러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참 사람 오랫동안 살고 볼 일입니다.
개도 딸을 낳는 날이 있더더니 글쎄 그놈이 등산복을 사가지고 온다네요.
30살을 넘기더니 애비가 생각났는가 봅니다.
오늘 내 마음이 옛날 호롱불 아레서 이를 잡다가 서울수학여행에서
돌아오는 나를 동네어귀에서 기다리던 우리 엄마(할머니) 마음입니다.
오늘이 어버이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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