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믹스커피 10봉지

법학도 2018. 8. 11. 18:14

믹스커피 10봉지

 

감시 카매라와 연결된

경비실 CCTV를 주시한다.

업무용 차량 주차장인

야외 주차장에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는 젊은이가

있기 때문이다.

 

괴한인가?

20초만에 100여m를 달려가서

확인을 하니 회사 직원이었다.

쓸데없이 미움을 받을까봐서

미안한 표정으로 경비실로

바로 돌아왔다.

 

미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미 여러 해 전에 정년을 지나서

(당시는 57세 정년, 그후 법개정

으로 60세 적용됨) 퇴직금도 이미

정산이 되었으니 그만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60세 정년을 지난지도 여러 해

지남.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경비원 희망자가 줄을 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미

월급이 2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번 달 월급이 315만원이다.

어제(2018.8.10) 받은 월급이다.

근로계약 체결이 늦어져서 인상분

월급 6개월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급히 경비실로 돌아온 후에 다시

감시용 카매라에 연결된 30.40개

CCTV 화면을 응시한다.

 

경비원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 이미 57세에 정년

퇴직을 해서 퇴직금을 정산 받았고

법이 개정되어 60세로 정년이 연장

되었으나 60세도 지난지가 여러 해

지났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라서 출근한 직원들도

거의 없고 방문 고객들도 없으니까

몸은 나른하고 잠이 온다.

 

달달한 믹스커피가 마시고 싶다.

커피가 없지만 경비실을 비우고

가까운 슈퍼에 가기도 어렵다.

 

경비실에 믹스커피가 떨어진지

오래되었으나 회사에서도 커피

지급을 중단했고 동료 경비원도

나도 믹스커피를 사다 놓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답답하던 차에 직원 한 명이

경비실 앞을 지나간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 직원 앞을 막아서면서 말했다.

과장님 믹스커피 한 개만...

말끝을 흐렸다.

 

그 직원은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사무실로 가서 믹스

커피를 한 웅큼 집어 준다.

 

믹스커피가 10봉지다.

* 2018.8.11.토요일 17시 12분 씀.

'내가 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본  (0) 2018.08.15
간 보기   (0) 2018.08.14
광복절엔 F15K를 띄운다  (0) 2018.08.08
참 좋은 세상  (0) 2018.08.04
흘러 넘친 밥물  (0) 2018.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