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이제는 너무 닮아서 미워할 수 없다

법학도 2014. 1. 19. 23:29

이제는 너무 닮아서 미워할 수 없다

새해가 왔다고 반가워했던 마음이 반이었고
세월의 빠른 흐름에 속절없다고 한숨을
쉬었던지가 바로 어제 같았는데 새해

첫 달이 3분의 2가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흐른 세월을 속절없다고
한숨을 쉴 여유도 없어진 느낌입니다.
세상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공평하게 흐르는
세월은 홍안의 흑발이 깊은 주름 투성이 얼굴

백발이 성성(星星)한 노년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가끔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볼 때는 깊은
감회에 젖어 봅니다.깐깐해서 대꼬챙이라고
당신 스스로 그렇게 불렀고 우리들 후손들

가시 같은 영감님이라고 뒤에서 눈을 흘기

아부지의 얼굴이 보이고 그렇게 닮고 싶지 않았던  

아부지의 모습이 거울 속에서 웃고 있음을 봅니다.

 

 

거울 속에 웃고 서있는 아부지의 얼굴이 바로

내 얼굴이지요.보통 아들은 깐깐한 성품의 아부지를
딸은 아부의 바위 같이 무거운 무게에 짓눌려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자식과 남편에게 헌신적이

어머니의 삶을 닮지 않겠다고 그렇게도 단호

마음을 먹고 살았건만 부모님의 모습과 삶을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이 판(版)박이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세월의 영욕을 돌아보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수년 전에 돌아가신 우리 아부지와
어쩌면 이렇게 닮아가는지 소름이 끼치게 절감하는

시간입니다.어제는 66세를 일기로 세상뜨신

우리 어머니 제사에 쓸 제사 비용을 아우에게 주고

두 형제가 대취(大醉)한 후 심야에 고속버스로

집에 돌아왔더니 피곤함을 느끼는 날입니다.

 

 

속절없이 지난 세월이 그렇게 닮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던 내 모습을 예전의 아부지

꼭 닮은 영감으로 변하게 하여 거울 앞에 서있게 했습니다.

결국은 난 이렇게 우리 아부지의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서있게 되었습니다.

 

 

세월의 기차를 타고 온 마지막 역에

아부지 그분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아부지를 너무 닮아서 이제는 아부지를

미워할 수도 없고 그래서 더욱 당신이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