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雜草(잡초)를 사랑하는 이유

법학도 2013. 6. 9. 17:13

요즘은 똑딱똑딱 소리를 내는 시계를 보기가

쉬운 세상이 아니지만 아주 없지는 않지요.

집안 벽에 걸어 놓은 뻐꾸벽시계도 있고

손목시계도 있기는 하지만 핸드폰이나 디지탈시계는

대부분 초침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시계 초침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또 하나가

있는데 경비원들이 순찰할 때 손에 가지고 다니는 순찰용

시계는 아직도 기계식이라서 똑딱똑딱 소리가 납니다.
하기는 듣는 사람의 청각이나 기분에 따라서 똑딱똑딱이

아니라 재깍재깍으로 들리기도 한다는 것을 아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 근본 소리는 같을 것입니다.

이렇듯이 본질은 같은데 사람들이 느끼거나 인식하는

것은 사람마다 기분에 따라서 크게 다를 것입니다.

 

 

그럼 잡초와 아름답고 우아한 꽃은 근본적으로 다를까유?
물론 잡초와 아름다운 꽃의 개체는 다를 수가 있겠으나

본질은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들판이나 길가에서 짓밟히는

관심 밖의 풀은 잡초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관심과 사랑을
받을 기회가 있어서 예쁜 화분에 심어져서 고급스런 사무실이나

부잣집 거실 탁자에 놓여진다면 우아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요.
거기에는 아마도 우연한 운이나 기회가 따를 것입니다. 

 

보기에 따라서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구나 유한한 시간 속에 잠깐 살다가 가는 삶이라고 한다면

오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살아가던지 남을 받들면서 시종의 고달픈
삶을 살아가던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아들이나 부인 앞에서 당당하고 용감하게 큰소리를 치면서

살아가던 우리 부친도 세상을 떠나고 고향 선산에 묻힌 것을 보면  

푸른 산기슭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산새가 울고 토끼가 밤새워

뛰어노는 무덤 속에서 말이 없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가고 나서는 이렇게 말이 없는 것을 무엇 때문에 그렇게

치열하게 용감하게 살았는지를 제 자신에게도 물어보는 시간입니다.



잡초(雜草)로 살았던지 화초(花草)로 살았던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잡초로 태어나서 잡초로

거칠은 땅에서 살아온 나는 오늘도 내일도 잡초로 살다가 갈 것입니다.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 고운 잡초로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생각의 차이로 잡초도 되고 아름다운 꽃이 되는 것이지

잡초와 귀한 꽃이 본질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라고 하

생각에 당당하고 올곧은 잡초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雜草(잡초)를 진정으로 뜨겁게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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