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이 얼핏 보아서는 산수유꽃 같으나
자세하게 보면 생강나무꽃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압니다.
노란 꽃이 앙증맞기도 하고 소박하기도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날아온 매연 섞인 안개와
몽고에서 날아온 황사로 시야가 흐릿하였으나 오늘은 맑고
투명한 봄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이 길가는 긴 머리 여인의
머릿결을 퍽이나 매력적이게 보이게 하는 햇살 좋은 날입니다.
직장(경비원)에 출근하여 현관 데스크에만 서있으면
내 눈과 바로 마주치니 1년 365일 동안 근무일에는 언제나
내 곁을 지키는 생강나무가 오늘은 노란 꽃을 피우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귀엽고 앙증 맞은지 모르는 저 노란 꽃을 피워서
봄이 온 것을 알려 주었는데 올해도 또 내 곁으로 다가 왔지요.
아직도 내 뇌리에는 지난해 봄에 본 생각나무꽃이 생생한데
벌써 한해가 지나서 내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생강나무꽃을 바라보니 또 새로운 1년이 시작되었다는
감회가 새롭기만 하지만 올해 보는 생각나무는 왜 그런지
허무한 생각이 듭니다.100년을 더 산다고 하면 앞으로
40번을 볼 수 있겠으나 그것이 아니면 이 생강나무꽃을
몇 번이나 더 볼 수가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정년이 다 되었으니 그를 설워합니다.
하기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으니...
몇 번 써먹은 것이기는 하지만
세월의 빠름을 노래한 옛시 한수를 곁들입니다.
少 年 易 老 學 難 成 ( 소년이로학난성 )
소년은 쉬 늙지만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우니
一 寸 光 陰 不 可 輕 ( 일촌광음불가경 )
촌각의 짧은 시각도 가볍게 허비 할 수 없다네
未 覺 池 塘 春 草 夢 ( 미각지당춘초몽 )
연못가의 봄꽃들은 아직 꿈도 깨어나지도 못했는데
階 前 悟 葉 已 秋 聲 ( 계전오엽이추성 )
집 앞 뜨락에 구르는 오동나무 잎사귀는
벌써 가을소리가 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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