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문을 열면서...

법학도 2013. 2. 17. 12:31

지난 밤 충문하게 잠을 잔 것 같은데

오늘 아침부터 졸리는 것이 어제 저녁에 친구를 만나서

마신 술의 양이 결코 적지 않은 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분 좋은 친구를 만나서 마음의 문을 열고 마신 덕에

조금 과음을 한 기분입니다.

 

짧은 시간이 내 마음을 열어 놓고 마시니 기분도 좋았습니다.

사람이 사는데 기분 좋은 일보다는 시련과 고난의 날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 사연들을 알고 있는 친구가 편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는 나와는 35~6년의 세월을 동기생으로 지낸 ROTC16기 동기생...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과거에는 비교적 자주 만남)그 진솔한

친구의 성품 탓에 늘 좋은 기억으로 남는 친구였지요.

 

그 친구는 내가 孤寂하게 지낼 것 같다는 생각에 퇴근길에

자기 승용차를 가지고 나를 찾아 준 것만도 반갑고 고마운데

마침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나와 함께 가서 좋은 안주와

소주를 마시니 어찌니 그리도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정말 술이 술술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에 상당한 술을 마신 것 같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서.....

 

과음의 끝은 오늘 같이 일하는 날 졸리는 것으로

남았지만 기분 좋게 마신 한잔 술은 가슴이 후련했습니다.

그 ROTC 동기셍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고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모두 기억은 안 나는 것을 보니 무척 편한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하기는 군자는 취중에 말을 많이 하지 않아야지 한다고 했는데...

군자가 되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기온이 영상을 가리키는 것을 보니 새봄이 다가오는가 봅니다.

새봄이 오면 내가 35~36년 전에 앳된 얼굴로 육군 소위 계급장을 모자에

달고 군문을 들어가던 생각이 납니다.어젯밤 술을 기분 좋게 함께 마신 그

동기생의 얼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 앳되고 멋진 청년의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고 초로의 영감님만이 앞에 앉아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나도 그 초로의 영감님과 別般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고...

그래도 아직은 서로의 기백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마신 그것으로 인하여 졸리지만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방문객도 직원들도 출입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직장일을 하면서

졸고 있는 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서 정신을 차려 봅니다.

이제 오전 10시가 다가오니 순찰을 갈 시간입니다.

편안한 일요일이 되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시를 한수 선사합니다.

유치환 시인님의 바위라는 시입니다.

요즘 어느 출세한 재상도 좋아한다는 시입니다.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