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남보다는 나은게 핏줄인가 봅니다.
평소 팔다리에 힘이 없으면 인삼을 먹어보면
좀 나으려나 생각을 했으나 인삼을 사다가
다려서 먹기도 번거로운 생각이 들어서 마음만
있고 실제 인삼을 먹는 것까지는 번번이
생각을 접고 말았지유.
어젯밤엔 10시가 되어서 경비근무 중 사내 순찰을
하는데 전화기가 울려서 받아 보니 또 나이만 든
그 애물단지였지유.그래도 애비를 찾아서 전화를
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고마워서 ...
‘어찌 된 일이냐’고 하니 아버지를 찾아왔는데
어디 갔냐고 하네유.순찰 중이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서 급하게 경비실로 가보니 그놈이 기다립니다.
마음속으로는 네가 아버지한테 아쉬운 게 있구나...
라고 생각하니 반가우면서도 은근히 겁이나더라구요.
돈을 달라고 할까봐 말입니다.
돈이 무엇인지 왠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제발로 찾아서 온 반가움에 아들 손을
덥썩 잡으면서 ‘동진아, 춥지?’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버지. 이것 드세요.’
‘아침저녁으로 한 숟갈씩 드세요.’합니다.
자세히 보니 유명 메이커 인삼 엑기스였지유.
까만 병에 들었는데 그걸 먹으면 금방이라도
기운이 벌떡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었어유.
그리곤 밤이 늦었다고 제 승용차를 타고
바람과 같이 사라집니다.
앙징맞은 까만 인삼 엑기스병만 내손에다가
달랑 남기고 그렇게 바람처럼 갔습니다.
그래도 애비 기운차리라고 그런 것 같습니다.
때때로 힘들게도 해서 애물단지 노릇도 종종 하지만
그래도 그 애물단지가 가슴 뭉쿨하여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그놈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쌉쌀한 인삼향기가 내 마음을 훑고 지나 갑니다.
아들 힘낼테니 너도 추운 날씨에 힘내거라.
쌉쌀한 인삼향기가 눈 앞이 아른거립니다.
아들 추운데 잘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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