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바람 같은 사나이...

법학도 2012. 11. 6. 14:37

누가 이기나 두고 볼 거유.

벌써 3번을 빨았습니다.

남자가 뭐를 빨았느냐고 궁금하시지유?

옷을 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또 한번 옷을 빨았지요.

즐겨 입던 티셔츠를 한번 빨아서 건물 옥상에 널었는데

마를만 하면 비가 오고 또 빨아서 물기가 그럭저럭 마를만 하면

갑자기 가을비가 내리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젠 그만 비가 그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비로 인하여 가로수 잎이 다 떨어져서

이제는 늦가을의 情趣 마저 다 앗아갔습니다.

기온도 쌀쌀하니 곧 하얀 눈도 내릴 것입니다.

참 세월이 無常합니다.

 

창밖에는 내리는 가을비가 끝도 없는 것 같지만

머지 않아서 지루한 가을비도 끝이 날 것입니다.

세상을 뒤엎을 것 같은 소란도 지나도 보면 모두가

기억의 저편으로 살아질 것입니다.

 

건물 옥상 빨래줄에 널어 놓은 티셔츠가 가을비에

축 늘어진 황소 불알 마냥 춤을 추는 시간입니다.

빨래줄에 널어 놓은 티셔프를 걷지 않을 것입니다.

가을비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두고 볼 일입니다.

 

그래도 우산을 바쳐들고 휑하니 외출합니다.

바람과 같이...

나는 바람 같은 사나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