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으로 일하는 직장이 강남에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새벽으로 가는 길목시간인 밤1-3시 사이에는 화장실을 찾는
손님이 자주 있습니다. 개방화장실 개념으로는 24시간 개방이
취지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적인 제약상
밤 12시가 넘으면 화장실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난이나 일부 여성들의 오해 등 구설수 감안)
그런데 종종 있는 일이지만 오늘은 밤 1시 49분인데 20대 후반의
아릿다운 여성이 얼굴색이 사색이 되어서 경비실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근무수칙대로 손을 내저으면서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그 여성은 체면도 염치도 없이 히프를 손으로 잡고 팔짝팔짝 뛰면서
창문 밖에서 나한테 아저씨를 연이어 불렀습니다.
얼굴에는 식은땀을 뻘뻘흘리고 있었고, 밖에는 타고 가던 검은색
콜택시가 서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문을 열어주자 히프를 움켜쥐는
폼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회장실의 위치를 급하게 물어서 손으로 그곳을
가리키자 문닫는 소리가 들리고 쏴~~하는 물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냥하고 예의바른
그 여성은 대기시켜 놓은 검은색 콜택시가 저 골목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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