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아우에게....

법학도 2010. 11. 15. 12:57

아우에게....

 

아침에 일어나니

바깥 바람이 차다.

초겨울 날씨로 접어든 그곳에는

쌀쌀한 산바람만이 휑하니 자네

주위를 맴돌고 있겠지...

 

지난 여름 단 하루만 보장된

여름휴가를 너를 위해서 쓴 것이

내 아쉬움을 다소 면하게 해주는구나.

 

자네가 피안의 세계로 떠난지

벌써 135일째가 되는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말 잘듣는

아들과 이쁜 딸을 두고 자네가

어찌 눈을 감고 갔는지 가슴이 아프다.

 

자네 장례식에서 자네의 영정사진을 만들고

남은 자네의 작은 사진을 챙기는 사람이 없어서

자네의 사진을 내 수첩에 고이 간직하고 있단다.

50대초반을 살다가 간 자네를 생각하면

지금도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가라앉는다.

살아있을 때 좀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자네를 내 가슴으로 받아주지 못한 마음이

부끄러울 뿐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바깥 바람이

매우 차서 난 자네를 생각했다네.

디카를 이용하여 자네 사진을 찍었다네.

내 가슴으로 기억하는 자네를 혹시 잊을지도

모르는 마음에 자네의 사진을 찍었으니

이 못난 형이 자네와의 그리운 정을

담았다고 생각하고 이 사진을 보시게나.

자네는 생전에 인터넷 카페를 모르고 산

사람이니 이런 것을 볼수도 없겠지.

아무튼 난 지난 7월 1일 저 세상으로 간

아우를 오늘도 생각하면서 이 세상에

남긴 미련을 접었으면 하는 당부를 하네.

 

아우야 지금쯤은 영계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겠지만 이 세상에서 남긴

정과 미련을 접으시고 편안하게 쉬시게.

저 세상에 가서 돌아가신 부모님도

만나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우야...

 

 

이글은 한국도로공사 홍보실 부장으로 일하던

필자의 동생이 갑작스런 노출혈로 2010년 7월1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2010년 11월 15일 아침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