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오후 4시경 전화벨이
울린다.
나는 입력된 전화 외엔
안 받는다.
하나는 직장 간 큰딸
산드라.
또 다른 하나는 60대
한의사 막내 동생.
큰딸은 배가 아파서
근무 중 병원 갔다가
오는 중이라고 했다.
의사가 권하는 주사는
사양했고 처방만 받았다
고 했다.
약은 아직 사지도 먹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점심은 다이어트 한다고
야채 샐러드를 먹었고
아침 출근길에 노점상
이 파는 김밥을 먹었다고
했다.
나만 믿으라고 했다.
주사 안 맞은 것은 잘했다.
처방약 사지 마라.
약국 가서 정로환 사서
물 2~3컵과 함께 먹어라.
정로환 권장 복용량보다
조금 더 먹어라.
4~5알...
1시간 후 문자가 왔다.
의사가 뱃속에 가스가
차서 아프다고 했는데
의사가 처방한 약이나
주사를 안 맞았는데...
아부지가 처방해준
정로환과 물을 마셨더니
배가 안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명의라고
했다.
지금 퇴근하면서 핼쓰
클럽 다녀오겠다고 했다.
오늘은 내가 명의다.
여름철 김밥 조심하세요.
특히 지하철역 근처에서
파는 김밥은 조심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