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텃밭에서 퍼 온 60대의 꿈

법학도 2016. 8. 23. 20:24

 

 

텃밭에서 퍼 온 60대의 꿈

 

변덕스런 날씨는 시내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쏟아지는데

우산을 사기도 그렇고 그냥 걸어

가는 것도 어중간했습니다.

 

인내심을 발휘하여 끝까지 우산을

사지 않았더니 30분 후에는 비가

그치고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었지요.

그러나 이미 시간은 5시 55분이라

공원 문을 닫기 5분 전이었습니다.

 

비가 갠 공원은 인적이 없이 조용한

것이 쓸쓸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18시 정각이 되어서 공원을 나오니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한 분이

돈을 한 푼 달라고 손을 내밉니다.

 

마음은 짠했지만 애써 외면했습니다.

10년 후 내 모습이 저렇게 될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아파 왔지요.

돈이 없으면 인간의 존엄성은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

 

난 더 이상 직장을 다니지 못하면

시골에 한 뼘 있는 논밭에 돌아가

텃밭을 가꿀 작은 꿈을 꾸어 봅니다.

 

어린 시절을 충청북도 시골 농가에서

보냈기 때문에 시골 정서에 익숙하고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기도 합니다.

 

조상님이 남겨 준 논밭 한 뙈기에

호박도 심고 가지도 심고 콩도 심고

고구마 감자도 심고 옥수수도 심고

참깨와 들깨를 심어서 키울 꿈에

웃음을 흘려 봅니다.

 

이왕 내친김에 이곳저곳에서

텃밭에서 나오는 호박 한 개를

퍼 왔답니다.

 

아마도 호박 한 개를 퍼 온 것은

꿈을 퍼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60대에 오늘 퍼 온 작은 꿈입니다.

 

☆텃밭에서 퍼 온 60대의 꿈...

 

2016.8.23 18시 14분에

쓴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