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산다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이른 아침 눈이 퀭해서 들어오고 있는
연세가 든 청소반장 아저씨가 하는 첫 말은
“밤새워서 친구 문상을 했더니 졸리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침 6시가 되려면 아직도 20분은 더 지나야지 되고
밤새워서 야간 근무(경비원)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청소반장님에게 봉지 커피를 하나 따서 뜨거운 물에 타서
따끈한 커피 한 잔을 권했습니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알아 준다고 음지에서 일하는
청소부 사정은 경비원이 알아 주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나도 청소원들이나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의 도움을
자주 받으니 우리들 같은 하급 일꾼들이 유유상종의
연대감과 동병상련의 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연고(然故)로 나도 구내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과
건물에서 청소일을 하는 분들에게 구내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반찬을 받아서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먹으니까 말입니다.
우리 하급 직원들은 그런 끈적한 유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 중에 누가 직원들에게 무시를 당해서 마음을 상하면
서로 마음 아파해 주고 위로를 주고 받기도 합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도 청소반장님은 자기 친구가
세상을 뜬 것을 자기 일처럼 슬퍼하면서 눈시울을 붉힙니다.
어제 죽은 청소반장님의 친구는 올해 71세인데 술을 너무 좋아해서
한 자리에서 소주 7병을 마시는 사람인데(소주 7병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고 정신이 없지도 않았다고 함)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간암에 걸려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청소반장님은 죽으면 다 소용이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피곤한 얼굴에 슬픔이 가득했고 간암으로 죽은 친구분은
자식들도 훌륭하게 키웠고 재산도 많이 모아 놓았으면서
곱게 늙은 자상한 마누라도 있는데 이제는 죽어서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는 말을 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서 청소반장님도 바쁘고 나도 경비원일을
마무리하고 퇴근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이야기를
하지는 못 했으나 술자리에서 소주를 7병씩 마시다가 결국은
간암으로 71세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소주를
자주 마시는 일은 가급적이면 삼가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술이 몸에 해롭겠으나 화학주는 더욱 해로운 것 같았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면 막걸리는 배가 부르니 간단하게 소주를
한잔 하자는 말도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실적으로 금주가 어려우면 절주를 하고 소주보다는 곡주인 막걸리가 어떨지
한 번쯤 생각하고 살았으면 합니다.
술도 담배도 커피도 콜라도 안 마시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럼 100년쯤 살텐데...
하지만 그렇게 절제를 해서 100년을 살면 행복할까요?
돈 없이 100년을 사는 것이 재앙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술도 담배도 커피도 콜라도 적당히 먹고 즐기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늘 생각해 보는 것이 있는데 사람들이 100년을 사는 것이 행운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그것이 궁금합니다.
☞이 글은 2013.8.27 14시에 쓴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