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이것이 속마음

법학도 2013. 4. 4. 13:41

고객을 감동 시켜라.
지금도 내일도 그리고 항상...
이것은 경비실 안내 데스크 책상 앞에
다른 사람들이 안 보이는 곳에 숨겨져
붙여 놓은 표어입니다.

그 곳에 선 채로 근무하는 순간은
눈을 뗄 수 없는 것입니다.
친절은 돈이 안 들지만 영원한 숙제이고
언제까지나 미완성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직업적인 친절도 마음을 얹어서 하면 본인은

물론 다른 고객들도 기분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오후였지요.
나와 연배(年輩)가 비슷한 남자가 안경을

쓰고 양복 정장 차림으로 현관을 들어섭니다.
보기에도 돈도 있어 보이고 제법 인격도 중후해

보이는 것이 복 받은 사람의 모습이라 부러워 보입니다.

그 중후한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합니다.
고객님 어서 오십시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


그 말을 듣는 그 남자의 표정이 여태껏 보지 못한

근엄한 표정이라서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면서

주눅이 들었는데 어찌하여 저 나이가 들 때까지

저런 무서운 얼굴로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그분이 못 들은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웃음을 띤 얼굴로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는 말이 없고 표정이 없다...


대신 손바닥을 바닥을 향하여 흔들었습니다.
내 안내나 도움이 필요 없다는 표시지요.
나는 그제야 알았다는 표시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A/S쎈타는 맨윗층입니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손으로 가볍게 눌러 줍니다.


그 후에 마음속으로만 말합니다.
“나도 전생에는 저 남자 같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벌을 받아서 이렇세 사는 거야.

아저씨도 후생에 지금의 나 같은 길을 가실지도

모르는 일이니   열심히 사세유.”라고 말하면서

경비원의 길을 먼저 간 인생 선배로서 웃어 봅니다.
이것이 내 속마음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지내세요.

 

2013년 4월 4일 오후 출근 시간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