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보다 짜장면이 낫다
끝이 없이 갈구하는 것이 자유가 아닌 모르겠습니다.
“자유 아니면 목숨을 달라”고 절규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린시절 국민학교 사회책을 펴는 순간 자유를 찾아서
남으로 또 남으로 철교를 넘는 사진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합니다.
자유는 지금이나 옛날이나 목숨을 걸고 찾아야지 할
절대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신념으로 받아 들이고 있잖아유.
심지어는 헌법에서도 기본권이라는 곳에서는
신체의 자유,양심의 자유,언론출판의 자유 등
우리 사회의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지 오래이지유.
그래서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가면서 내게 주어진
무한한 자유가 그렇게 불편한 때도 없었습니다.
무한하게 주어진 그 자유를 즐기기보다는
그것이 주는 허탈감이 그렇게 클 수가 없습니다.
내가 술을 죽도록 먹어도 밥을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사우나에서 10일을 잠자도 아무도 왜, 그렇게 사느냐고
할 사람이 없으니 자유가 무한하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것이 불편 그 자체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한한 자유는 마치 발앞에 굴러오는
공을 세게 헛발질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가끔은 30대로 접어든 그 애물단지가
술 많이 마시면 간이 녹는다는 말에 위로를 받기는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전화가 왔습니다.
한식에는 고향에 가지 않느냐고, 또 제 사촌동생
(내 동생 아들)이 오늘 군대를 입대했다고 하는 말을 합니다.
자유 속에 속박이 낫을까?
속박 속에 자유가 낫을까?
그 결론은 각자가 목말라 하는 것에 따라서 다르겠으나
어느 게 나을지는 각자의 마음에 따라서 달라지겠지유.
그저 답은 없을 것 같지만 오늘도 지난 밤 야근 후에
퇴근하여 잠에서 깨어난 후에 시간을 보니 그럭저럭
오후 4시를 지나가니 이젠 무엇을 할까를 고심하는 시간입니다.
무한하게 주어진 자유가 때로는 속박보다 못할 때도 있으니까
지금 속박 속의 자유가 불편하신 분은 자유 속의 속박도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에 안도하시는 것도 좋을 듯해유.
내가 안 가진 것을 부러울 때가 있을 것 같아서
속박 속의 자유도 그 나름대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지난 계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합니다.
모두 부질없는 생각인 줄은 알지만...
오후 4시가 넘었지만 늦은 점심으로
짜장면이나 한그릇 먹고 싶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