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다섯 개의 달을 바라보면서...

법학도 2013. 2. 14. 20:35

술을 마실 때 하늘에

두둥실 뜬 달을 바라보면서...  

 

달 하나는 하늘에 떠 있고

달 하나는 호수에 떠 있고

달 하나는 내 술잔 위에 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님의 잔에 떠 있고

달 하나는 님의 눈동자에 떠 있어서

5개의 달을 보면서 술을 마셨다는

어느 시인의 글이 떠오르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런 낭만은 이제는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술도 경제적으로 먹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하루종일 직장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견디고 퇴근할 때

같이 직장을 비슷하게 나오는 사람으로부터 술이나 한잔

마시자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게 왠 기다리던 말인가“

하고 냉큼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한잔 술에 하루의 피로를 두잔 술에 그날의 근심걱정을

3잔 술에 지난 추억을 4잔 술에 세상에 난 슬픔을 그리고

잔을 거듭할수록 지난 그리움에 눈물 한방울을 흘리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담배와 술 인심처럼 후한 것도 없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담배 한 개비 달라거나 술자리에서 술을 한잔 달라고 하는 경우에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드물 것 같습니다.

얼굴을 아는 사람이라면 거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경제난으로 그것도 가끔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제는 혼자 마시는 버릇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퇴근길에 만나는 술 친구는 한번은 내가 내고 다음번은

네가 내고 그런 것에 막연한 취향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혼자 마시면 재미는 없겠지만 술값은 아주 절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막걸리 한병에 1.100원 두병이면 2,200원....

안주는 지난 번에 무역하는 친구에게 사놓은 간고등어(노르웨이산)

20마리(3만원)가 냉장고 냉장실에 그득하니 가격으로 치면

참으로 저렴한 것 같지 않습니까...

 

이제는 퇴근길에 길가에서 술 마시자고 기다리는

직장 동료를 따라가는 일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 동료를 따라갈 때는 술자리에 앉기 전에

오늘 술값은 더치 페이(DUTCH PAY)를 다짐 받은 후에

술집으로 움직이는 것이 21세기, 그것도 이순의 나이를

맞이한 변변치 못한 경비원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경제 사정만 좋다면 ...

두둥실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는 날

5개의 달이 떠 있는 운치있는 술잔을 기울여 보는 것을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아니할런지요.

 

오늘 저녁은 혼자서 간고등어 한마리 꾸어놓고

막걸리 한잔에 달을 비추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