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천사와 악마 이야기...
1. 지갑 이야기
요즘 직장에서 먹을 복이 터져서 음료수를 마음껏 먹고 살았습니다.
얼마 전에 야간근무를 하고 나서 먼동이 트기 전에 주차장 차단 셔터를
올리고 나서 계단을 걸어서 올라오는데 발길에 밟히는 것이 하나
있었지요. 경비실에 와서 지갑을 열어보니 수월찮은 현금과 카드 및
신분증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아무도 본 사람은 없었고 요즘 곳곳에
설치된 CC TV의 감시지역도 사각지대였습니다.
팔자를 고칠만큼 큰 돈은 아니지만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내 안의 악마와 천사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야 이 친구야 아무도 본 사람도 없고 사진도 찍히지
않았으며 더구나 네가 훔친 지갑도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그것을 가지면 네 한달간 생활비가 될지도 모르지 않나?
그러니까 너만 알고 그냥 가지고 모르는 척 하면 된다구...
너는 너무 양심적이야. 네가 무슨 의인이라도 되냐?
악마가 그렇게 속삭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렇게 할까? ㅎㅎ
잠시 후에 블랙커피를 한잔 하고 나니까
내안의 천사가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야! 이놈아 네가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 이곳까지
흘러들어 와서 경비원을 하면서 그 푼돈에 잠시 눈이
멀고 마음이 흐려지다니 넌 자존심도 없냐?
그까짓 푼돈 몇푼이 네게 며칠간의 즐거움은 주겠지만
곧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오랜 시간을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잠을 설칠 날이 올 것일세...장성한 네 아들이 알면
정말 마음속 까지 떳떳하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 말이다...!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합니다.
결국 다음 경비근무자에게 그 수월찮은 돈과 카드가 든 지갑을
인수인계하고 그렇게 퇴근을 하였습니다.집으로 가는 발길이
그렇게 뿌듯하고 당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길로 집에 도착하여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행복하였습니다.
다음날 직장에 가니까 음료수가 수북하게 쌓여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직장동료(경비원)에게 음료수가 왜 이렇게 있느냐고 물으니 어제
지갑을 찾아간 직원이 고맙다고 경비실에 두고 갔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떳떳하고 호방한 웃음을 모처럼만에 웃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요즘 음료수를 마음껏 먹고 있는 것입니다.
2. 천사와 악마론
천사와 악마는 언제나 한몸이지만 두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사가 따로 있고 악마가 또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인격체에 있는 천사와 악마는 항상 서로를 합리화하면서
다투게 되고 결국은 이기는 측의 의사에 따라서 한 인격체가
선인과 악인으로 갈라진다는 생각입니다.
이 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천사와 악마이지만
악마와 천사는 내 안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밖에 있는 악마와 천사도 있습니다.
밖에 있는 악마와 천사는 그얼굴이 다양합니다.
밖에 있는 악마는 천사의 얼굴을 할 수도 있고 악마
그 자체의 얼굴일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악마는 그 거절을 뿌리치지 못하게 아들이나 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찾아올 수도 있고 친구의 얼굴을 하고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밖에 있는 천사는 꼭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악마의 얼굴을 하고 와서 천사의 행동을 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 외모나 학벌이나 직업으로만 보고 그 천사를
거절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천사나 악마를 구별하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단하게 자기 절제와 수련 그리고 허허로운 빈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구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의 미숙한 생각으로는 성선설이나 성악설은 모두 같은
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 안의 천사와 악마, 내 밖의 천사와 악마
그것은 모두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을 퇴근하고 심심한 시간에 잠깐 생각을 정리하였으니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신 분이 있으시면 호방한 웃음으로
허허허 웃어 넘기시면 좋을 듯합니다.
중용의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天命之謂性이오 率性之謂道오 脩道之謂敎니라. 道也者는 不可須臾離也니 可離면 非道也라 是故로 君子는 戒愼乎其所不睹하며 恐懼乎其所不聞이니라. 莫見乎隱이며 幕顯乎微니 故로 君子는 愼其獨也니라”(中庸)
“천명지위성이오 솔성지위도오 수도지위교니라. 도야자는 불가수유리야니 가리면 비도야라 시고로 군자는 계신호기소불도하며 공구호기소불문이니라. 막견호은이며 막현호미니 고로 군자는 신기독야니라”(중용)
하늘이 명한 것을 성품이라 이르고 그 성품을 따르는 길을 닦는 것을 가르침이라 이르느니라.도라 하는 것은 가히 잠깐이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며 떠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그 보지 못한 바에서 경계하고 삼가하며 그 듣지 못한 바에게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느니라.숨겨진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으며,작은 것 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은 없다.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