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바다 같이 마음이 넓은 남자...

법학도 2012. 3. 26. 22:29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는 날씨가

아직은 봄이 채 도착하지 않은 듯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가는데 한없이

맑은 햇살을 받아서 파랗게 보이는

한강물이 더욱 시원하게 보였습니다.

 

 

어디를 가고자 한 것도 아니었고

누구를 만나기로 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느새 발길은 청계천변에 달했지요.

한산한 개천변의 싸늘한 공기가

마음을 더욱 심심하게 하였습니다.

맑고 푸른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7시에 직장에서 퇴근하여

집에 와서 잠을 청했지만 12시가 지났지만

정신만 점점 더 또렸해지는 것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수밖에 없어서...

한강을 넘은 것뿐입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왜 잠이 안오는지

지금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청계천에 흐르는 물길도

청계천을 오가는 한산한 인파도

청계천의 푸른 하늘도 낯설은

이방인을 반겨주지 못하여

인근에 있는 칼국수집을 찾았습니다.

무럭무럭 김이 나는 칼국수로

배속을 채우고 마음을 덥힐 생각으로...

 

칼국수집에 들어서서 자리를 잡았는데

빈자리가 많았는데도 여자 사장님은 다른 자리로

가라고 합니다.번거로운 간섭에 그냥 앉겠다고 하니

칼국수집 여자 사장님은 일그러진 얼굴이 험악해지더니

중얼중얼....민망한 마음에 칼국수집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지만 속좁은 남자라고 할 것 같아서

가지고 온 칼국수를 조용히 먹고 한강을 넘어서

집으로 돌아와서 지금은 님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난 여러 달 전에는 서울 중심부에 나갔다가

칼국수집을 들렸는데 “아주머니 칼국수 한그릇 주세요.”

라고 했다가 아주머니라고 했다고 불 같이 화를 내는

바람에 약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는데 ...

그때도 마음씨 넓은 아저씨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오늘도 마음씨 넓은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난 칼국수집 아주머니한테만 가면 마음이

바다 같이 넓은 남자가 되는가 봅니다.

나는 바다 같이 마음이 넓은 남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