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나의 이야기

허전한 맘...

법학도 2011. 9. 29. 22:17

“부모와 자식 간은  정말로 편안한 사이인가? ”라는 말에

잠시 망설여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입니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에 아버지의 마음과 사랑은 믿었지만

저 스스로는 넘지 못할 높은 산으로 제 앞을 막아서는 답답함을

가지고 살았다고 하면 다른 분들은 효자가 아니라고 혀를 차겠지유...

사실 저는 아버지와 평생 목욕을 같이 하지 않아서 아버지의

몸을 보지 못하고 살다가 아버지가 임종을 하신 직후 아버지의 시신에

새 속옷을 간호사가 갈아입히는 것을 보고 아버지의 온전한 몸을

보았다면 참으로 완고한 집안이구나...하실 것입니다.

그토록 아버지는 집안에서 범접할 수 없는 큰 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하루에 담배를 3갑씩이나 피우시던 분이

장남인 저에게 너무 엄격하시어 방안의 쓰레기통을 샅샅이 뒤지는

바람에(담배 못피우게 감독하시느라고...) 청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그렇게 60을 바라보는 날까지 살아왔습니다.

작고하신 우리 아부지보다 자식에게 해준 일도 없어서 제 아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말입니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하면 아들이 오늘 아침에도 전화가 왔더라구요.

아버지 어젯밤 전화를 하셨요? 그래서 나는 아니 왜?하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전화번호가 제 전화에 찍혔어요....그래서 응...하고

의미 있는 웃음을 입가에 흘렸습니다.

야, 동진아(우리 아들이 김동진) 아버지가 스마트폰을 샀더니 그놈의

전화기가 너무 예민한가봐....하고 웃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동진아 아침밥 잘 먹고 출근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10번을 전화를 해도 1년이 흘러도 한번 통화가

될까말까 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더라구요.

전화도 자진해서 잘 하고 제가 전화를 하면 금방 응답을 합니다.

한참 생각합니다. 이 놈이 30살을 넘기더니 철이 들었나, 아니면

....하기는 요즘 아들이 오피스텔 분양 받은 것 중도금 치를 날짜가

다가오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청주에서 한의원을 하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동생 ,아버지 집판 돈은 어떻게 되는겨...?

동생: 형님 양도세만 마무리하고 곧 드릴게요.

동생, 알았으니 수고해...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전화를 하여 동진아 걱정하지 말아라.

애비가 아들에게 돈준다고 하고 안주는 애비는 없다구...

아들 : 예 , 아버지 알았어요.

 

 

이런저런 일을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집니다.

그래도 마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혼자 중얼거리면서 잠자리로 갑니다.

아들아 그래도 저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춥지 않게 잘자...

(이만 물러갑니다.)